제목 | 호국보훈의 달을 앞두고_김달수 제주도회장 기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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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 제주안보부장 | 등록일 | 2023-05-26 오후 10:06:39 | 조회수 | 56 |
“호국보훈의 달을 앞두고”
제민일보/ 23. 5. 26일자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날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6·25전쟁이 발발한 6월이 되면 모윤숙 시인의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가 생각나 한 번 더 읊어본다. 6월은 1일 의병의 날, 6일 현충일, 10일 민주항쟁기념일, 25일 6·25전쟁 기념일 등이 있는 달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그 뜻을 가슴에 새기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은 말 그대로 나라를 보호한 이들에 대해 그 공을 갚는다는 뜻이다. 순국선열은 일제에 국권 침탈된 1910년 전후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하다가 순국한 분들을 일걷는다. 호국영령은 나라의 부름을 받고 적과 싸워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분들로, 주로 6·25전쟁에 참전하여 전사한 참전 용사를 가리키며,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국군 장병과 순국선열들의 충성을 기념하는 날로, 1707년 숙종 때 이순신 장군의 충렬을 기리기 위해 세운 현충사에서 유래했다. 현충은 충성스러운 마음을 나타낸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6월 6일일까? 6.25전쟁 휴전 3년 후인 1956년 6.25 전몰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현충기념일이 처음으로 제정되었는데, 동국통감에 고려 현종 때 망종에 몽고와의 전쟁에서 사망한 군사들의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을 근거로, 망종에 해당하는 6월 6일에 호국영령 합동위령제를 올리고 이 날을 현충기념일로 제정했다고 한다. 망종은 보리와 벼처럼 까끄라기가 있는 곡물의 종자를 말하며, 망종 전에 보리를 거두고 망종에 벼씨를 뿌리는 절기 명칭으로 사용됐다. 우리 조상들은 보리고개를 넘기게 된 이 때를 좋은 날이라고 보고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후 1970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아울러 추모하는 국가기념 법정 공휴일로 승격되었고, 명칭도 현충일로 변경됐다. 현충일은 국가 기념일이지만 국경일이 절대 아니다. 국경일은 ‘국가의 경사스러운 날’이지만, 현충일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전몰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한 국가 추념일이다. 애도를 표하는 날이기에 축하를 표하는 국경일과는 다르다. 국기를 달아야 하는 날이지만, 조기를 단다. 그리고 오전 10시 정각부터 1분간 전국적으로 추모 묵념 사이렌이 울린다. 민방위나 공습경보 등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제주도에서는 6월 6일 10시 국립제주호국원에서 현충일 추념식이 거행된다.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이날 10시에는 사이렌에 맞춰 대한민국의 독립,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을 추념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서두에 소개한 시의 다음 일부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분들에게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올린다.
내게는 어머니, 아버지, 귀여운 동생들도 있노라. 어여삐 사랑하는 소녀도 있었노라. 내 청춘은 봉오리지어 가까운 내 사람들과 함께 이 땅에 피어 살고 싶었었나니 아름다운 저 하늘에 나르는 내 나라의 새들과 함께 나는 자라고 노래하고 싶었어라. 나는 그래서 더 용감히 싸웠노라. 그러다가 죽었노라. 아무도 나의 주검을 아는 이는 없으리라.
제주특별자치도회장 김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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