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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무도 말하지 않는 북한핵
등록자 양천구회
등록일 2005-01-26 오후 4:14:55 조회수 2173
지난 11-14일 북한을 방문하였던 미국의 하원대표단에서 북한의 김계관 외교부상이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가라고 선언하면서도 이것은 방어용일 뿐이며 핵무기를 영원히 보유할 생각이 없다'라고 19일 방문단의 커트 웰던 부위원장이 워싱턴에서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밝혔다고 한다. 그런데 언론에 단신 비슷하게 처리되고는 감감무소식이다. 정부의 반응이란 것이 고작 '언론보도만으로는 김 부상 발언의 진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으며 억제력을 갖추겠다는 일련의 발언 연장선상에서 봐야할 것이며, 핵무기 보유를 공식 확인한 것으로는 보기 어려우며 대미 협상력 제고용 포석'이라는 입장이 이것이 전부이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대범한 국가가 되었는지 마음 한 구석 뿌듯함을 느낀다.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그동안 절체절명의 심정으로 매달려 왔던 본인과 같은 사람이 심히 부끄러울 지경이다. 그동안 북한의 핵개발 억제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쏟아 부었는가. 그런데도 북한 스스로 이제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이실직고를 하였는데도 그저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하고 있는 정부의 비범함과 그리고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언론과 그리고 '그래서?' 하는 듯한 무관심한 국민들을 보면서 우리의 대범함과 국력의 우세함을 인해 희망이 샘물처럼 쏟아야 할 터인데 어찌된 노릇인지 절망감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다면 그것이 누구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될까?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도대체 어느 나라가 북한의 핵무기가 직접적인 명줄을 틀 수 있는 위협이 될까. 바로 우리일 것이다. 북한이 아무리 방어용이라고 주장을 한들 협상용 엄포라고 우리 정부가 환상을 품고 있다고 해도 북한의 핵이 유사시 우리의 명줄은 단 번에 끊어버릴 날카로운 비수임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어찌 이리도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지 가히 신선의 경지로다. 우린 군대의 똥물 사건과 인사비리의혹에 쌓여 내 집 앞에 눈이 켜켜이 쌓여 봄이 오기 전까지는 옴짝달싹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할 상황이 되어가고 있음에도 눈을 치울 생각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스개 말처럼 관악산 같은 곳에 로보트 태권보이라고 숨겨두어서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북한을 제압할 수 있는 비밀병기라도 있는 것인지 어찌 이리도 태평할 수 있는가. 아님 예로부터 똥물을 퍼먹으면 맷집에 세진다고 하는데 그래서 똥물을 미리 퍼먹고 국민들에게도 먹이고 해서 단련된 맷집을 믿고 있는 건지 누가 속 시원하게 알려 줬음 좋겠다. 진짜 생업에만 종사할 수 있도록 누가 좀 진실을 알려 줬음 좋겠다. 하긴 일본의 군사대국화에도 중국의 노골적 패권국가로의 진입 등에 대해서도 그냥 웃어넘기는 호탕함을 보이는 바에야 국력으로 따지면 몇 십배 적은 뒷골목 조무라기 수준인(?)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서는 눈썹 하나 까닥하면 도리어 체통이 상하지 않을까 싶다. 통칭 300만명이 굶어죽었다는 북한이 무슨 돈이 있어 핵무기를 만들었을까? 꽃제비란 신조어가 일상화된 북한에서 무슨 꼬불쳐둔 돈이 있어 핵무기를 만들었을까? 때만 되면 '같은 동포인데~' 하면서 갖은 협박으로 돈을 뜯어내는 뒷골목 깡패같은 저들이 무슨 돈이 있어 핵무기를 만들었을까? 또 우린 그들에게 죽을만큼 매를 맞아 아직도 그 상처가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는데도 우린 왜 그들의 포악성에 대해 경계를 하지 않는 걸까? 개성공단에서 스텐 냄비 만들어내고 금강산에서 계모임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아니 남북정상회담 한 번만 더 하면 그 포악성이 없어지고 핵무기도 없어지고 '선량한 이웃'으로 개과천선할까? 그래서 우리 정부는 가만히 참고만 있는 것일까? 로또처럼 한 번에 인생 역전하는 것처럼 그렇게 북한을 한번에 '선량한 이웃'으로 만들 기가 막힌 방법이 있는 것일까? 참 기가 막힌다. 아무도 아무도 이 일에 대해 분노하지도 의구심도 심지어 경계심마저 가지고 있지 않다. 그 누구도. 그리고, '언론보도만으로는' 이 말은 미국 대표단이 우리에게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방북하고 나서 우리에게 설명을 해주겠다는 미국측의 당초의 주장이 거짓이란 말이 된다. 그리고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미국과 우리 정부는 정보를 공유하고 상의하고 있다는 그래서 한미공조는 물샐 틈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우리 정부의 주장도 거짓이 되는 것 아닌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공식적 주장을 '언론보도만으로는' 이렇게 우리 당국자가 이야기 해야 한다는 사실이 어쩌면 북한 핵보다 더 무서운 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